1. 약해지는 중국의 경제고리

글로벌화 추세가 약화됨은 물론이고 자국 우선의 자급자족을 지향하는 관리무역이 주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분리논자들의 주된 관점이다. 반면에 글로벌 통합론자들은 이미 세계화는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진전되었으며, 4차산업 혁명이 세계를 더욱 촘촘히 엮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양 측의 상반된 결론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추론이 있다면 바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좀 더 싼 노동력과 생산비만을 찾아서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지만 이제 이러한 비대칭적인 글로벌 공급망의 부정적 단면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거대한 국토와 인구를 보유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자유 무역에 기반하여 1980년 대 말이후 거의 40여년 동안 세계의 생산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지나고 나면 중국의 역할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국가적 신뢰를 잃었고, 제조기지로서의 기능을 3달 동안이나 상실했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로 중국 전체의 생산과 소비활동은 마비되었다. 중국에서 생산되던 완제품 수출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에 공급되던 부품 생산도 중단되면서 중국 이외의 국가에 있던 공장마저 가동을 멈춰서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중장비, 기계, 전자 및 자동차 등 한 두 가지 부품이나 성분이 부족해도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업종의 피해가 컸다. 치열한 원가경쟁과 신속한 공급 경쟁으로 촉발된 국가별 분업화가 코로나19와 같은 범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매우 취약한 구조임이 증명된 것이다.

2000 년 전통적인 무역 네트워크의 지역 공급 허브로 아메리카대륙에서는 미국이, 유럽에서는  독일, 그리고 아시아에서 일본이 주된 허브역할을 하고 중국이 그 역할을 떠맡는 과정에 있었다. WTO는 국제간의 무역구조를 도표화하였다. 위의 그림에서 각 국가의 부가가치 수출금액으로 원의 크기를 표시하고, 이들 국가에 수출하는 허브국가는 화살표의 중심에 놓았다. 그리고 화살표의 굵기는 각 파트너간의 수출의 부가가치를 표시하였다. 

위의 그림은 국제무역기구 (WTO)가 간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발전에 관한 보고서, 2019’에서 글로벌 부가가치의 공급망을 거래 국가 간의 상호 의존성 변화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이 공급망의 구조는 2차대전이후 생성되기 시작하여, 1980년대 말 공산권의 붕괴, 중국 시장 개방으로 발전하였다. 비록 위의 그림에서 미국과 유럽의 부가가치의 연계고리가 나타나 있지 않지만, 중간재의 흐름을 보면 미국은 독일과 일본.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주요한 수출허브였다. 

2017년의 글로벌 부가가치 공급망은 극적으로 변해있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공급망 체인은 별로 바뀌지 않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위치는 확고해졌다. 중국은 최종 제품 거래를 통해 다른 허브 (미국과 독일) 와도 중요한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이웃 (일본, 한국, 대만 등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 및 기타 신흥 국가(러시아, 브라질, 인도)와의 연계도 훨씬 훨씬 두껍게 되었다. 이는 세계화가 중국의 시장개방이후 중국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루어 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통적인 미국-유럽의 경제 고리는 매우 약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나라가 중국과의 연결고리가 굵은 일본과 한국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중국의 글로벌 부가가치 공급망을 통해서 퍼졌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허브역할을 하는 중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1980년대 말이후 40여년 동안 진행되었던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회의가 2019년 12월 코로나19 발생이후 3달 만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국+1’이라는 말이 생겼다. 코로나19가 지나고 나면 중국의 역할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국가적 신뢰를 잃었고, 제조기지로서의 기능을 3달 동안이나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시아의 허브국가로서 중국이 이제까지 해왔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빈 자리는 누가 할 것인가? 일본은 이미 중요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한 국내문제 해결에도 힘겨울 것이다. 허브국가는 중국의 축소이후 진전되는 대체 생산지 또는 기술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줄어드는 역할을 채워주는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일까? 지금 당장은 중국에서의 생산을 완전히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부분은 대체할 수 있는 나라들은 여러 곳이 있다. 이를 이용하여 이제는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는 것보다는 일부 물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거나, 일부 부품을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하여, 최적의 지역에서 조립 생산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세계화가 역세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마 제조기지로서 대체할 곳은 베트남, 태국 등등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동유럽 국가들이 할 것이다. 이때 중국+1의 선택지역이 자국으로 돌아가면 글로벌 분리가 될 것이고, 동남아, 중앙아시아 또는 동유럽 국가와 같이 제3국으로의 생산을 선택한다면 여전히 글로벌 통합론이 된다. 

2. 세계화를 약화시킬 변수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이 여행할 수 있는 속도로 전 세계를 감염시켰다. 이를 알아챈 인간들은 바이러스의 세계 여행을 막기 위하여 인간의 여행을 막았다. 그것은 지난 1980년대 말 이후 지속적이 빠르게 진행되던 세계의 금융과 무역의 진행 속도를 드라마틱하게 늦추었다. 특히 중국에 심하게 종속되었던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했지만, 중국의 불투명하고 비인간적이며 독재주의적 행태가 글로벌 재앙을 불렀고, 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견고함이 일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인류는 또 서로 독립적일 때 중국과 이탈리아의 하늘에서 스모그가 사라지고 다시 파란 색이 될 수 있고, 베네치아의 운하에서 돌고래를 다시 볼 수 있음을 보았다. 인류는 코로나19로부터 배우는 바 또한 적지 않다. 

가. 자급자족적 무역 동향

뉴욕 시티 (WABC)-빌 데 블라시오 (Bill de Blasio) 시장은 화요일 뉴욕시가 COVID-19와 싸우는 데 중요한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 감염예방을 위한 의료용 개인 보호장비)를 생산하는 데 자급 자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뉴욕시는 현재 안면 보호장비를 자체 생산해 자급 자족하고 있으며, 도시 전역 8 개 회사가 주당 620,000 개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한 블라시오시장은 뉴욕에 본사를 둔 5 개의 회사가 주당 250,000 개의 외과용 가운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뉴욕시가 주당 최대 50,000 건의 감염 테스트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WABC-TV, 2020.4.15.)

뉴욕은 자기들 도시가 감염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다. 미국 자체가 세계 최강이고 가장 물자가 풍부한 나라이고, 그 나라의 중심 경제도시인 만큼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미국인, 뉴욕인들은 자신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헤비급 복서 마이크 타이슨이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이 말은 그대로 뉴욕에도 적용될 만했다. 그러나 타이슨의 말대로 뉴욕의 계획은 별 소용이 없었다. 코로나19는 현대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 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각 집단 사회가 다른 집단과 독립적이어야 하고 자급 자족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긴급한지 보여주었다. 현대 사회는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세계는 상호 연결성과 상호 의존성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이제 그 연결성와 의존성을 더욱 촘촘하고 강하게 할 4차산업 혁명의 목전에 있다. 인류 발전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강한 연결성과 의존성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또는 자연적 격변이 세계의 한 부분에서 일어날 때, 그 효과는 단지 하나의 카드가 제거 될 때 카드의 집이 무너지는 것처럼 세계의 다른 많은 부분으로 즉시 전달된다. 매우 튼튼하고 효율적일 것 같던 구조이지만, 예측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뿜~하면서 모든 연결고리가 흔들린다. 코로나19는 그 연결고리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우한에서 발병하고 그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질 무렵에 중국 당국은 우한지역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1월 23일 시행된 우한 봉쇄 조치는 전염병 확산을 3~5일 정도 지연시켰을 뿐, 확산 자체를 막지 못했다. 대부분의 중국 도시들에는 우한을 봉쇄하기 전 이미 감염자가 존재했기 때문에 봉쇄 자체가 전체 환자 수를 줄이지 못했다. 결국 중국은 봉쇄지역을 넓혀야 했고, 봉쇄 지역의 공장들은 무려 76일도 넘게 닫아야 했다. 그로서 중국의 산업활동은 멈춰야 했고,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제조업에 의존했던 세계 경제는 더불어 큰 충격을 받았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의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한동안 휴업해야 했다. 이런 불행은 중국과 긴밀한 연계를 맺었던 전 세계의 주요 공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튼튼하게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가던 생산 체계는 코로나19의 등장으로 한계와 약점이 불과 석달만에 드러났다. 

모순적이지만 지구인들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글로벌 공급체계는 더 복잡해졌고, 현대 사회는 그러한 붕괴에 더 취약해졌다. 과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경제적, 사회적 반발의 영향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덜 발전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현대화된 나라들의 도시화율은 50%를 넘고, 한국은 90%에 달한다. 도시들은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유입되는 음식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필수품의 지속적인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갑자기 그 외부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의 위험함을 코로나19가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중국에 식량을 의존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 중국은 자유. 자본. 민주주의가 기본이 되어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체제에 의해 유지된다. 바로 공산당 정권이다. 중국의 공산당의 목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존재보다 우선한다. 따라서 당연히 경제의 종속은 중국 공산당의 하위 목표이며, 기업가 정신을 질식시킬 권한이 있다. 중국에서의 산업 정책의 조건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와 매우 다르다. 민주적인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제 개발 우선 순위는 민주적인 프로세스에서 결정되고 기업은 자율적 기업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시장 가치는 유지된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서 16%의 비중을 갖는 중국에서 경제는 언제든지 공산당의 필요에 따라 중지될 수 있다. 그리고 이질적인 체제와 이념을 갖는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의 위험을 이제는 깨달았다. 중국 뿐만 아니라 외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급박감이 많은 나라에게 경고하였다. 물론 그와 반대로 여전히 세계화의 지속을 지향하는 나라도 있기는 하다. 한국처럼.

자신이 가진 자원을 미래의 수요에 대비하여 내부에 축적해두는 것은 이 자원을 수출함으로써 얻게 될 외환 자본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원은 주로 동남아 국가의 식량 자원을 둘러싸고 발생하고 있다. 연간 52만톤의 쌀을 수출하는 캄보디아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여 식량 수출을 금지하였다. 이외에도 베트남에서 쌀을, 태국에서는 달걀을 러시아에서는 곡물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들 국가의 조치는 상대국에서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켜 사재기를 하게 한다. 이에 대비하여 말레이시아, UAE와 사우디아라비는 정부에서 서둘러 나서서 식량 비축에 나서기도 하였다. 반면에 한국처럼 미중, 중국, 일본 등 소수 국가와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대외 무역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기 보다는 이제까지 등한시했던 동남아 국가, 아프리카 국가 등과의 새로운 거래도 찾아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외의존도를 줄이기보다는 더 활발히 무역을 하거나, 최소한 현상 유지하자는 방안이기도 하다.  가장 강력한 방안으로는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품목들은 가급적 자국 생산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을 되돌아오게 해서 제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다.

나 미국의 자국 제조업 육성 강화

미국은 전 세계 최고의 수입국가이다. 2019년 미국의 수입 총액은 약 2조 5천억달러로, 2위인 중국의 2조달러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다. 그런 미국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이고 미국내 생산을 높이려고 한다. 미국의 공장이 활발하게 가동되고, 외국에서 수입하던 상품을 미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것은 곧 세계로 퍼져나가는 달러의 부족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의 제조업 부활이 반드시 세계 경제에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미국으로서도 무역적자를 줄여야 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 그런 미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조업 부활에 더욱 힘쓰기 시작하였다.

“보호무역의 장벽도 높아질 전망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국가간 입국 금지와 의약품 수출이 차단되는 사태를 보면서 “코로나19가 위기 앞에서는 동맹도 없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해외로 나간 제조업 공급망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다국적 기업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은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중국 생산량이 50%로 줄어들었다. 중국에 공장이 없는 소프트웨어 기업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운영 시스템을 공급하는 퀄컴은 “중국에서 사업 계획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중앙일보 2020.3.16.]

코로나19이전에도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중이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불만은 기본적으로는 무역적자로 나타나지만, 그러한 적자를 보게 된 원인은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있다. 게다가 중국의 고위 관료들은 대 미국 불만을 터트리면서 자기들은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한다고 뻔뻔하게 말하기 때문에 더욱 불신을 받는다. 실제로 다보스에서 트럼프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비난했을 때, 시진핑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이처럼 악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체계의 붕괴는 미국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었고, 미국은 제조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미국의 제조업이 이전보다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미국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막강하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사와 미국 기업의 유턴을 지원하는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에 의하면 미국의 경쟁력은 현재도 높지만, 앞으로는 더 높아져서 중국을 제치고 2020년 다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쟁력의 특징은 제조업을 이루기 위한 전 분야가 고르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인적역량이 매우 높다. 아직도 미국의 대학 및 연구 개발력은 전 세계에서 단연 톱이다. 경영학에서도 ‘인적자본론’을 처음 발표한 곳이 미국이다. 또한 미국의 혁신정책, 에너지정책, 물리적 사회기반 시설과 법적 규제적 환경에서 기업 활동하기에 좋은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1위인 중국은 단지 ‘비용 경쟁력’만을 가지고 세계 제조업 1위를 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 눈여겨 볼 점은 미국의 정책이 제조업 부활에 중점을 두고 있고, 실제로 해외로 나갔던 미국의 공장들이 다시 돌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는 단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영국 그리고 한국도 추진하고 있다.

다. 글로벌 리쇼어링 붐

리쇼어링은 자국내에 존재하는 제조업체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인 테스트키트, 마스크와 산소호흡기와 같은 코로나19에 대항할 만한 의료제품을 자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코로나19에 적시에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만들 수 있는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미국이 이런 점에서 의외의 실패를 하였다. 하지만 한국은 국내에 코로나19에 대처할 때 갖추고 있어야 하는 많은 요소들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있었고, 그래서 비교적 코로나19 확산 억제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위기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공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 기획재정부 김용범 1차관은 며칠 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간 마스크를 확보하느라 뛰어다니며 느낀 소회였다. 이어 “우리나라에 공장이 100여 개 있어서 마스크도 이 정도로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8일 “‘안전한 한국’을 부각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리쇼어링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경쟁국들이 만만찮다. 미국은 리쇼어링을 ‘안보사안’으로 인식해 밀어붙일 태세다. 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국들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반면 한국은 선진국들이 인하경쟁을 벌일 때 드물게 법인세 최고세율을 27.5%까지 높인 나라다. 3년간 32.8% 올린 최저임금 탓에 인건비 경쟁력도 낮다. (동아일보, 2020년. 4.21)

리쇼어링이란 해외에 있던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다시 옮기는 현상을 일컫는데, 이는 해외로 진출하는 오프쇼어링 (Off-shoring)의 반대 개념이다. 코로나19는 국내에 가능한 한 많은 제조기업이 있는 것이 여러 모로 좋음을 깨닫게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 정부에서는 리쇼어링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미 한국은 오래 전에 해외 진출 기업의 리쇼어링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실패했었다. 그렇지만 최근 코로나19에 기인한 공급망 차단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스마트공장을 통한 리쇼어링(reshoring)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화 공정을 통한 현지 맞춤형 생산을 지향하는 스마트공장은 과거에 오프쇼오링(off-shoring)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및 경제 타격을 우려해 온 제조 선진국의 해법으로 주목받았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산 자동차부품 조달 문제로 국내 완성차 조업 중단되고, 주요 공장이 위치한 해외 국가의 한국인 기술인력 입국 금지로 인하여 생산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스마트 제조혁신으로 중소기업 제조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스마트공장 도입·확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리쇼어링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나라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리쇼어링 전문 비영리기구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10년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외치며 리쇼어링에 불을 지핀 이후 9년간 총 3327개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왔다. 연평균 369개다. 미국에 다시 공장을 연 기업들이 9년간 새로 만든 일자리 수는 34만7236개에 이른다. 특히 미국의 리쇼어링이 성공적인 건 일자리의 '품질'에 있었다. 지난 9년간 리쇼어링과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새로 생긴 일자리 75만 개 중 32%가 하이테크 기술 기반의 일자리였다. 기술 수준이 낮은 로우테크 일자리는 21%에 불과했다. 

일본도 상당히 성공한 사례로 들 수 있다.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갔던 파나소닉, 샤프등 첨단 기술을 가진 대기업들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고이즈미 정부때부터 대기업 규제 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잃어버린 20년’동안 상실한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함이었고, 리쇼어링 정책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아이치현 등 지방 자치단체의 입지 지원과 같은 협력도 큰 힘이 되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도 리쇼어링에 적극적이다. 영국의 캐머런 내각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15%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법인세 인하와 노동시장 개혁에 뛰어들었다. 프랑스는 농업과 저부가가치 제조업 비중이 크다 보니, 르노 등 특정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 국가들의 리쇼어링추진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그 강도가 더 세어졌다. 코로나로 인하여 흔들린 글로벌 밸류체인(GVC)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여러 나라가 외국은 물론 자국내에서도 인력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정책을 취하면서 글로벌 생산 분업체계가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물론 부서지기 쉬운 글로벌 밸류체인으로부터 완전 독립은 어렵지만 가능한 한 의존도를 낮추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이다. 

라. 해외 직접 투자 감소 (특히 중국)

유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최대 15%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9일(현지시간) 국경을 넘는 민간 부문의 투자를 일컫는 FDI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력을 측정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진단했다. (.....) 상위 5천 개의 다국적 기업이 이번 사태로 올해 수익 추정치를 평균 9% 내렸으며, 이는 FDI의 주요 구성 요소인 재투자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와 항공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UNCTAD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2020년 3월 9일)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기업활동까지 제한하는 글로벌 봉쇄전략에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에 기왕에 하기로 되어있던 해외 투자마저도 취소와 지연 등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시장보고서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실적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가 간의 투자가 멈춰버릴 것 같은 분위기이다. 글로벌 해외 직접 투자는 감소할 듯하다. 특히 외국의 대중국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대외투자는 더욱 크게 줄어들 것이다. 코로나19는 중국의 글로벌 패권주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중국에서 받는 투자를 많은 나라 특히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투자제재를 매우 심하게 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2020년 1월부터 미국내 중요한 기술 그리고 미국의 안전에 관하여 영향을 줄 수 있는 회사에 외국의 투자에 대하여 미국외국인 투자 위원회(CIFUS)가 좀 더 심층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이는 특히 중국의 투자를 겨냥한 것이다. EU (유럽 ​​연합)의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 역시 외국인 직접 투자 (FDI)를 통한 전략적 자산 및 기술의 기회 상실을 막기 위해 유럽 경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EU의 전략적 기술이 믿지 못할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갈 경우 시민의 현재 건강 요구를 충족시키는 EU의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기술 주권 추구를 포함하여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EU의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유지하던 유럽 연합은 FDI관련 하여 더욱 경계를 하기 시작하였다. 전략적 인프라 및 첨단 기술 분야에 중국, 러시아 및 브라질로부터 투자가 증가했는데, 이들 투자의 상당부분이 국가 소유권이 있거나 정부와 관련된 회사와 연결되어 있다. EU의 FDI 규제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가 외국인 투자와 국가 안보에 대한 감독을 하지만, 위원회가 투자를 금지하지는 못한다. 투자유치의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권한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혼란시 해외 투자자가 중요 자산과 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도록하기 위해 FDI에 대해 회원국 간의 견해를 조정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EU 전체에서 FDI 규제의 장벽이 높아지는 것에 따라 개별 국가에서도 높이고 있다. 스페인은 안보와 공공 질서와 관련된 FDI에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법률를 제정하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골든 파워 법 ( Golden Power Law)을 제정하여 건강, 에너지, 운송, 국방, 항공 우주, 미디어, 데이터, 인공 지능, 전기 또는 금융 인프라 및 토지와 같은 정 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거나 제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공 질서 나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는 FDI에 대해서도 정부의 개입이 가능할 수 있게 법률을 개정하고 있다. 이 규칙은 독일 정부가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EU 회원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서도 개입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에선 언급하는 잠재적 위험이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초점이 중국인 것은 분명하다. 

마. 해외 여행 감소

3. 세계화를 강화시킬 변수들

바이러스가 발발하기 전 2019년 상품무역은 이미 둔화되었고 무역 긴장과 경제 성장 둔화로 무게가 줄었다. 전 세계 상품 거래는 전년 대비 2.9 % 증가한 후 물량 기준 -0.1 %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2019년 세계 상품 수출액의 달러 가치는 18.89 조 달러로 3 % 감소했습니다. 반면, 2019 년 세계 상업 서비스 무역은 달러 기준 수출이 2 조 6 천억 달러로 2 % 증가하면서 증가했다. 서비스 거래의 증가도 9 % 증가한 2018 년보다 성장 속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하락 추세를 보이는 국제 무역에 코로나19는 직격탄을 뿌려대었다. 2008년도 금융위기때처럼 무역량의 감소가 예상될 수 밖에 없다. WTO는 세계 무역 모델을 시뮬레이션 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2020년 무역 하락세를 예측하였는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13% 감소,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32%감소를 예상하였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정부들이 국제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시장 개방을 유지하면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WTO의 경제학자들은 대유행이 상대적으로 빨리 통제되고 올바른 정책이 시행되면 2021 년 초에 초기 낙하가 얼마나 가파른 지에 관계없이 무역 및 생산량이 전 대유행 전 궤적에 거의 반등 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들이 자국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보호주의로 전환한다면 코로나19는 회복세를 더욱 느리게 할 것이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이미 충분히 세계화한 현 시점에서 어느 나라도 완전한 보호무역 또는 관리무역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한 나라에서 모든 원부자재와 기술을 조달받기 어렵고, 기술 또한 국제 특허를 교차 사용하며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1의 선택지역이 자국으로 돌아가면 글로벌 분리가 될 것이고, 동남아, 중앙아시아 또는 동유럽 국가와 같이 제3국으로의 생산을 선택한다면 여전히 글로벌 통합론이 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하여 감소한 국제 무역이 다시 글로벌 통합으로 방향을 계속 지향해야 하는 이유들을 찾아보자.

가. 미중 무역전쟁

2018년 7월 미중 양국의 상호 추가관세 부과(25%)로 촉발된 미중 관세전쟁 결과, 2019년 미국의 대중수입이 전년대비 16.2% 급감하면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역시 2018년 4,195억달러에서 2019년 3,456억달러로 739억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코로나19로 인하여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비록 2020년 1월 15일 미중간의 1단계 무역합의를 보았지만,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하여 이행할 여력이 대폭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양측이 서명한 ‘1단계 합의’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은 ①중국이 2020~2021년간 대미 공산품/농산물/ 에너지/서비스 수입을 2017년보다 2,000억달러 늘리도록 했으나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② 중국 내 지식재산권 강화를 위한 절차를 정비하고 강제기술이전을 금하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③미국의 식품 및 농산품의 대중수출을 원활화하기 위해 중국 내 인증절차 등 교역절차를 간소화하였는데, 이는 타 국가 제품의 대중수출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어 EU 등 타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④중국 금융서비스 시장의 개방 정도를 높이고 국가의 환율개입을 금함으로서 이번 1차 합의를 미국이 대중국 환율문제를 제재할 또 다른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중국의 코로나19의 원인 제공문제 규명과 더불어 탈중국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왔다. 

무역분쟁의 파급 경로는 세 가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첫 번째 경로는, 직접효과(Direct effect)로 관세부과로 영향을 받는 국가와 품목에 미치는 영향이다. 추가적인 관세가 부과된 상품의 구매자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여 해당국으로부터의 수요를 줄인다. 두 번째 경로는, 간접효과(Indirect effect)로서 국내 및 글로벌 공급체인을 따라 발생한다. 관세부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든 공급자는 생산을 축소하고 이 때문에 국내외로부터 중간재 구매를 줄인다. 세 번째 경로는, 무역의 전환(Trade Redirection effect)효과로 관세의 효과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공급자에게 발생하는 효과이다. 무역 분쟁의 관세부과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국내 및 타국의 기업들은 이득을 볼 수 있다. 특히 관세 부과 조치 품목과 동일한 품목을 생산하는 공급자는 관세부과를 받은 공급자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생산이나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이제까지 중국과 해왔던 미국의 무역이 중국 이외의 국가로 전환되는무역 전환 효과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2019년 미국의 상품수입이 2018년 대비 1.7% 감소한 가운데, 1위 수입대상국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년대비 16.2% 감소한 4,522억달러를 기록하였다. 동 기간 미국의 1~20위 수입대상국 중 수입액이 전년대비 1% 이상 감소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며, 소폭 감소 한브라질( –0.8%), 싱가포르(–0.9%) 등 일부국가 외에는 모두 증가하였다. 2019년 미국의 1~20위 수입대상국으로부터의 수입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감소하는 동안 멕시코, 캐나다, 일본, 독일, 한국, 베트남, 대만 등 국가들이 대미수출을 늘림과 동시에 미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이 상승하였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로 대중국 수입감소에 따른 무역전환 효과가 상당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감소한 품목의 국가별 대체효과를 추정한 결과, 대만으로의 수입대체가 가장 컸으며 멕시코, 한국, 베트남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감소한 460.2억 달러 상당의 품목 중 대만은 80.6억 달러를 대체한 것으로 추정되며, 멕시코는 58.1억 달러, 한국은 42.9억 달러를 대체하였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 미국 제재로 수출이 감소한 품목의 미국 이외 지역으로 전환된 수출은 0.5% 감소에 그쳤는데,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과 한국 등으로 수출이 전환된 결과로 추정되었다. 베트남은 23.5%, 한국은 9.5%의 수출증가를 기록하여 멕시코(+5.2%) 와 EU(4.9%)에 비해 전환효과가 매우 컸다.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화를 촉진시키는 요소임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나. GVC의 다양화

코로나19로 인하여 세계 경제구조가 바뀌고 있다. 그 핵심에는 1990년대 이후 지속되어온 ‘세계화로 인한 과실의 중국 독점’의 해체이다. 중국은 자유 자본주의 경제에 진입했지만, 스스로의 시장은 여전히 독재 공산주의 식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많은 나라의 불만이 쌓여왔다. 그러한 진전이 이루어진 가운데 코로나의 출현은 중국 중심의 제조업 gvc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 골고루 퍼진 GVC가 형성될 것이다. 중국은 13억이라는 거대한 소비시장, 노동인력 공급을 무기삼아 2012년 1200억 달러가 넘은 FDI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한 이래 2018년에는 1489억 달러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활발한 자금 유치와는 별개로 자국의 시장과 제도는 외국 기업의 자유로운 진출 및 퇴출을 막았다. 또한 지적 재산권 탈취등 정부 주도의 불공정 해위가 잦았다. 중국의 이러한 횡포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효율적 발전을 막았다. 1990년 이후로 중국 이외 국가의 경제 성장국가를 보기 힘들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만이 쌓여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되었고, 코로나19는 중국 중심의 GVC(글로벌 밸류체인 –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구성에 불을 당겼다. GVC란 두 개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생산 네트워크이다. GVC는 1990년대 공산 경제권의 몰락과 중국의 자유 자본주의 시장경제 참여 이후 세계 무역의 성장세를 이끌어 왔다. 더불어 세계 경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GVC의 규모가 클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의 하나는 한 번에 1-2만개의 컨테이너를 저렴한 가격에 운송할 수 있는 해상운송 시스템의 혁신도 단단히 한 몫하였다. 원격지 국가 간의 운송비 하락은 중간재 무역의 증가를 주도하였다. 만일 중간재의 이동이 불가능하였다면 하나의 상품을 생산하는데 여러 국가가 관여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GVC를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개발 협력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은행, 아시아 개발은행(ADB) 등을 비롯한 다자개발 은행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은 개도국스스로 지속가능한 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토대들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산업 정책, 거시 경제 안정화 정책 등과 같은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거나, 무역을 통해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무역을 위한 원조 (Aid for trade)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원조는 단순히 개도국의 수출 규모 확대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해당 수출의 질, 즉 부가가치 관점에서 수출의 내용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중국 대체 국가, 생산 기지는 늘어난다. 예를 들어 현재는 청바지를 생산하는데도 인도부터 시작하여 파키스탄 중국 한국 등 여러 국가의 원부자재와 염색 등을 합쳐서 중국 또는 한국에서 최종 제품을 만든다. 해상 운송비의 극적인 하락에 힘입어 생산비가 최적화된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것이 한 나라에서 모든 부품을 생산하여 조립하는 것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시작된 초창기 GVC의 분업구조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자본재와 중간재를 공급하고, 개발도상국은 최종재를 조립. 가공하여 선진국에 수출하는 형태였다. 세계화가 진전된 글로벌 환경에서 제조업 기반은 넓혀졌다. 특히 생산 기술의 고도화는 숙련된 기술공의 필요성을 매우 낮추었다. 기계가 복잡하거나 단순한 반복 작업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였기 때문이다. 기술과 자본에 강점있는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낮은 인건비를 이용하기 위해 자본재, 고부가가치의 중간재와 금융과 운송 등의 서비스를 공급하였다. 또한 GVC에 참여하는 국가의 수가 늘어났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세계공장 역할을 수행하며 인거니 따먹기 식의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제조업 기지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 기술 선진국과 후발국간의 생산 기술 겨가가 축소되어 생산 거점의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자 중국을 대체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베트남이 부상하였다. 베트남이 중국이 독점하던 GVC에서의 생산기지로서 틈새를 파고들었다. GVC의 변화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로 나타난다. FDI는 EU와 아세안이 중국의 대체 생산지역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EU, 아세안 등으로 그린필드형 외국인직접투자(그린필드 FDI, 국외자본이 투자대상국의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는 증가하는 반면 중국으로의 FDI 규모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 대상 그린필드형 FDI는 2003년 1287억 달러에서 2018년 1106억 달러로 줄었다.

중국을 교체할 대체 투자 지역으로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로 쏠리고 있다. 한국 기업의 진출 형태를 보면 동유럽은 생산기지(유럽 진출 韓생산법인의 90%), 서유럽은 마케팅거점(유럽 진출 韓판매법인의 59%, 연락 사무소의 69%) 중심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5개년 대(對)유럽 직접투자는 서유럽에 편중되어 있으나, 동유럽의 차지 비중은 점차 증가세이며, 남유럽은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 동유럽권(발칸국)이 한국 기업의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아세안 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투자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대아세안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은 중국의 절반 규모에 불과하였으나, 이후 중국을 추월하며 2018년 1,486억 달러로 세계 총 투자의 11.5%를 차지하였다. 한국의 대아세안 직접투자액은 2010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진출 기업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아세안 직접투자의 목적도 과거 저임금 활용, 자원개발 등에서 최근 현지시장진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이 독차지했던 세계화의 공고한 위치가 일시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대안국가들이 품목별로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다툼이 거세지면서 향후 gvc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압력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중국이 gvc참여를 줄이고 자국 내 분업, 일명 ‘홍색 공급망’ 비율을 높인다면 이미 중국과 상당한 분업관계를 ㅅ형성한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중국이 미구의 요구를 수용해 자국 시장과 제도 개방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중국이 자국 시장을 개방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 FTA중심의 지역화

중국의 경제 규모와 비중이 줄어든다고 하여 다른 나라의 경제 활동도 똑같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풍선 효과로 다른 나라 다른 지역으로 퍼질 것이고 GVC참여국가들이 경제적 비중은 높아질 것이다. 현재 GVC의 재구성에 관하여 세계화의 진전과 역행 사이에서 경제 학자들 간에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리고 대체로 지역화(Regionalization)의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GVC의 분산은 지역적 분산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은 FTA이다. FTA는 지역 중심의 자유무역이라기 보다는 산업적 시너지 효과와 정치적 ‘비 적대성’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관점에 따라서는 지리적 연결고리보다 더 긴밀하고 단단할 수 있는 중국 대체 국가들이 FTA체결 국가간의 관계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와 같이 재구성되는 GVC의 참여 방안은 전방 참여 협력과 후방 협력의 방안에서 추진할 수 있다. FTA가 중요성을 갖는 이윤는 중국 등 신흥국의 부상,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보호무역·지역주의 심화 등에 기인한다. 최근 들어 세계 경제에서 신흥국의 위상이 제고됨에 따라 신흥국의 선진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가 줄어들고(2000년 66% → 2017년 52%) 선진국-신흥국 간의 수직적 분업구조가 느슨해졌다. 또한 스마트 팩토리,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이 제조업과 융합하면서 첨단 기술의 상용화에 따른 생산 비용의 하락으로 생산기지가 자국 중심 또는 소비지와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게 되어 글로벌 공급망의 축소 등 제조 환경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2년간 지속된 미·중 무역 분쟁으로 다국적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아세안 등지로 이전하며 글로벌 공급사슬이 크게 변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역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표되는 지역무역협정(RTA)이 2018년까지 총 470건이 발효되며 지역주의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권은 중국, 유럽권은 독일, 북미권은 미국을 각각 생산거점으로 지역 내 무역이 확대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제2의 냉전이 도래하면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권(러시아 포함)과 중국 중심의 독자적인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사안에 따라 경제 협력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다. 미-중이 양자택일을 세계에 강요하지만, 어느 한 쪽을 포기하고 한 쪽에 완전히 돌아서는 국가는 있을 수가 없다. 그만큼 세계가 엮여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하여 줄어든 글로벌 자유무역은 FTA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많은 나라들이 편하게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한국은 다행히도 FTA를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의 국가들과 맺어놓았다. 따라서 어느 국가와도 자유스럽게 무역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더욱 다행인 것은 한국이 맺은 FTA는 다른 나라들 간에 맺은 FTA에 보다 개방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어려움 속에서 그나마 기회를 엿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는 그동안 저평가되었지만, 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한국의 문화와 관련된 상품의 수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면 BTS, 봉준호의 기생충과 같이 K-POP, K-DRAMA의 해외 인기는 한국의 화장품, 식품은 물론이고 한국제(MADE IN KOREA)의 성가를 높였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다른 나라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어렵고 최후에 수출되는 문화 상품은 ‘술’이다. 조선시대에는 지역마다 있었던 전통주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이 술이 수출되면 비로소 세계에서 한국의 문화가 매우 품격높은 문화임을 인정받게 되고, 과거 우리가 ‘미제 (MADE IN USA)’나 프랑스제 (MADE IN FRANCE)’에 갈망했던 고품격 제품 가격을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도 받게 된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는 한국이 아직도 한참은 비교우위에 있을 고기술 제품의 소재와 부품은 물론이고 완제품의 수출도 더욱 늘려야 한다. 이제까지는 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의 소재, 부품에 협력했지만, 코로나19이후에는 세계 골고루 퍼지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주관점을 맞추어야 한다. 코로나이후 보호무역, 자국 우선주의가 판을 칠 거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적대적이지 않다고 확인된 국가들 간의 거래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라. 미국 달러위주의 글로벌 경제 재편성

세계는 달러 중심으로 강하게 재편될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혼란이 가중될수록 안정을 원하는 인간의 본성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미국 달러를 원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미국 중심으로 세계 정치. 경제는 강하게 재편될 것이다. 

코로나19의 발생이후 전 세계는 동일한 경제 정책을 취하고 있다. 무한정한 재정정책이다. 중앙은행이 금리와 지불준비율을 낮추어 은행을 통해서 돈을 풀어 기업으로 하여금 경제 활동을 하도록 하던 헬리콥터머니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냥 돈을 찍어서 그냥 소비자들에게 돈을 준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전의 금융위기가 은행의 문제였다면, 이번 코로나19는 

전염병으로 인한 인류의 떼죽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전염병의 창궐을 막기 위하여 각 나라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여행객의 유입을 금지하였다. 중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일본 등에서 진행되는 국경 폐쇄 비용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세계적인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전에 있었던 금융 위기가 몇몇 나라의 은행과 이자의 문자였다면, 코로나19는 세계적 실물 경제의 붕괴 위기이다.  사람들은 이동을 멈추고, 외출을 멈추고, 지출을 멈추고, 휴가를 멈추고, 문화 행사, 교회에도 가지 못한다. 사람이 움직여야 경제가 움직이는데, 경제 운용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염병 대책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제적 어려움을 재정정책, 즉 무제한 돈을 찍어서 무조건적으로 나누어주고 있다. 유일한 조건은 ‘사라, 먹어라, 어떻게든 남에게 돈을 주어라, 저축하지 마라’이다. 전 세계의 정부가 돈을 풀 수 있는 한도까지 찍어서 풀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무제한 재정정책을 취할 수 있을까? 2가지 경우이다. 코로나19가 일찍 끝나거나 돈을 풀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까지이다. 다행히도 코로나19가 일찍 소멸되면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되겠지만, 현재로 보아서는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각 국 정부는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 경제를 유지하려고 해야한다. 이러한 재정정책의 끝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그 때까지 가면 금융정책이나 재정정책의 효력은 소멸된다. 아무리 돈을 풀어도 경제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

그리고 자국의 돈 대신에 모든 나라들은 가장 활용성이 높은 외국 화폐를 원하게 될 것이고, 그 중에서 미국 달러는 단연 최고의 가치를 갖게 된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돈을 뿌려댈 때 사람들이 줍는 돈은 달러가 가장 인기를 끌 것이다. 유로화는 항상 경제가 취약한 이태리, 스페인, 터키 등등으로 인하여 결속력에 의문이 제시되면서, 유로화의 존속 여부가 늘 의문시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는 미중 무역전쟁, 달러-위안화 환율전쟁, 대외 수출부진, 정치 불안정, 중국의 달러 공급기지인 홍콩 불안 등으로 바람잘 날이 없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위안화 절하하기도 미국과의 환율 전쟁으로 쉽지 않다. 어쨌든 중국 경제는 암울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의 수요가 늘지는 않고 오히려 줄어든다. 중국인들의 해외 이민을 위한 달러 수요도 만만치 않다. 중국인들이 중국 위안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수요를 갖는 나라가 중국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일본 엔화는 이미 기울어져 가는 일본 경제 잠재력과 같이 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홍성국 민주당 국회의원의 강연 자료에 의하면 미국도 다른나라와 마찬가지로 무제한 재정정책을 취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돈을 무진장 쓴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118%였는데, 올해 쓰겠다는 돈을 포함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138%가 나온다.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이 이 정도가 됐는데 더욱 아이러니하게도 달러 품귀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로화도 아니고 위안화도 아니고 달러 품귀 현상이 나서 거덜 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과거 피그(PIGS) 국가라고 일컬어졌던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스페인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탈리아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장 어렵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는 자원도 많아서 괜찮을 것같았지만, 국가시스템이 약한데다 외자(外資)가 빠져나가면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달러수요는 결국 국가 간의 무역에서 결제 통화의 비율로 나타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2020년 4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1.66%로 6위에 그쳤다. 달러가 43.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유로(31.46%), 파운드(6.57%), 엔(3.79%), 캐나다 달러(1.79%)가 뒤를 이었다. 이 보도에 의하면 달러비중은 2020년대비 10%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달러를 원하고, 미국은 기축통화의 장점을 살려서 달러를 무제한 풀면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하는 구조로 진행될 것이다. 결국 미국에서는 상품의 가격은 낮아지는 디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고, 나머지 나라들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똑같이 무제한 재정정책을 쓰지만 미국과 그이외의 나라들에 나타나는 현상은 완전히 다르다. 나라마다 조건이 다르니, 증상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이후의 세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단극체제, Pax-Americana로 결말을 맺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이 이러한 현상을 받아들일 지는 분명치 않다. 미국내의 빈부격차 심화, 높아진 생활 수준에 대한 기대등은 미국조차도 자국내 자원이 넉넉지 않음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자유주의가 완화되고, 인종의 용광로라는 말처럼 막혔던 문제가 원활하게 풀어진다면 세계는 바람직한 미국 중심의 글로벌 자유경제를 맛보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