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위스에서 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진정으로 개방을 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로저스 회장은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기업인 대상 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 투자할 만한 기업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블로그에 “북한 투자가 합법화되면 최대한 빨리 투자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는 등 북한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로저스 회장은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관광이 북한에서 가장 먼저 개방될 1순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에서는 피자 가게를 열어도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2018.7.2.)

북한에서 먹거리 사업을 한다면 피자가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국내 외식시장에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있는 아이템은 바로 피자이다. 3대 배달음식으로 불리는 피자는 대표적 인기 아이템이다. 피자시장은 연 2조원대 규모를 자랑한다. 해방 후 미군에 의하여 국내에 소개된 이후 1985년 성신제씨가 피자헛을 들여오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이후 1990년대 미국 브랜드들이 국내에 잇따라 들어오고 덩달아 Mr. Pizza (미스터 피자)와 같은 국내 토종 브랜드들도 태어나 시장을 확대시켰다. 2000년 이후 사람들이 웰빙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질 좋은 치즈와 도우를 도입한 피자가 대중화됐다. 쌀ㆍ곡물 등을 활용한 도우와 자연산 치즈를 사용하여 다이어트와 건강에 신경을 쓰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었다. 

이런 피자집을 북한에서 시작하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북한 사람들도 피자를 좋아한다. 아직까지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피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드는 지 정도는 이제 널리 알려졌다. 북한 평양에 개인이 운영하는 피자 가게, 카페, 주유소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출신의 한 유튜버가 북한 여행 당시 촬영한 영상에서 북한 피자가게의 면모를 볼 수 있다. 2018년 9월 JTBC에서는 추석 특집으로 ‘서울 평양 두 도시 이야기’가 방송됐다. 방송된 곳은 평양 최초의 유럽식 식당으로 알려진 ‘별무리 차집’이다.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등의 외국 음식을 판매하는 곳으로 비행기 내부를 본뜬 인테리어가 특징인 곳이다. 이날 방송에는 ‘토마토 국’이 나왔는데, 이 식당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바로 피자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치즈로 만든 소스인 퐁뒤까지 즐기고 있었다. 이미 북한에서는 서구 음식이 유행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북한의 강동 염소 목장에서 키우는 젖소를 통해 치즈를 만들고 있었다. 충분히 시장성은 컸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이나 판매점의 수자에서 보면 그리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

우선 북한에서 피자가게를 한다면 유튜브나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화려하고 커다란 피자가게를 할 필요가 없다. 남한처럼 하면 된다. 작은 가게에서 피자를 만들어 매장에서 스파게티나 맥주와 가볍고 저렴하게 먹을 수있게 해야 한다. 피자는 본래 대중음식이지 점잖게 넥타이메고 비싸게 먹는 음식은 아닌데, 북한에서는 특별한 날 먹는 특이한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좀 더 북한 경제가 좋아지면 남한처럼 아무 때나 기분좋게 가벼운 지갑 열어서 먹는 음식이 될 것이다. 또한 피자의 특징은 배달음식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피자는 배달해서 먹는 일이 많다. 야근하거나, 일요일 식당이 문 닫았을 때, 집에서 텔레비전보다가 심심해졌을 때 시켜먹는 음식이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심심풀이 땅콩처럼 말이다. 그래서 배달도 신경 써야 한다. 매장없이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매장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따라서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변일 경우에는 작은 크기의 매장으로 들어가 창업 비용을 줄이는 것도 좋다. 

그리고 피자를 만들 때는 남한의 얇은 도우를 쓰지 말고 두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단 한국 사람은 배가 불러야 한다. 맛도 중요하지만 배가 불러야 먹은 기분이 난다. 이런 성향은 북한 사람들이 더 그런 듯하다. 남한도 처음 피자가 도입될 때는 도우가 두툼했던 것을 기억하자. 넉넉한 도우에 피자를 맛있게 만들면 된다. 그래서 피자사업을 한다면 성신제사장과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한 피자의 아버지라고 불러도 괜찮을 정도로 오랫동안 피자 사업을 하고 연구했던 분이다. 그와 같이 하면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