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키가 얼마나 될까?’ 옥수수밭에 가면 괜히 이런 게 궁금해진다. 곧게 뻗은 옥수수 줄기들이 서로 키 자랑을 하는 듯 보여서다. 옥수수 농사를 짓는 강경식 씨(69)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다. ‘요걸 따도 될까?’ 특히 옥수수는 때맞춰 따야 맛있기 때문이다. 수확철을 맞아 농부들의 손길이 바빠진 옥수수의 고장 충북 괴산군을 찾았다. 글 박자원 기자 사진 최수연 기자, 임승수(사진가) 요리 메이스테이블(메이·안주희·이지원) 

8월은 찰강냉이가 익어가는 계절

옥수수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은 안다. 잘 익은 햇옥수수의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힌지. 갓 따서 찐 햇옥수수는 아무 양념을 하지 않아도 달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8월은 옥수수 마니아들이 괴산 ‘대학찰옥수수’를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다. 이 품종은 특유의 쫀득하고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일약 ‘옥수수계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괴산군 청천면?서 47년째 옥수수 농사를 짓는 강경식 씨도 대학찰옥수수의 인기를 실감한다. “맨 첨엔 여기서만 재배했는데 지금은 종자가 전국으로 다 퍼졌어. 하도 맛있으니까 딴 데서도 상자에 ‘괴산 대학찰옥수수’라고 광고를 한다니까.”
강원도 옥수수도 맛있고 경상도에서도 옥수수가 나지만, 대학 찰옥수수는 근래 들어 단연 히트를 친 품종이다. 이 품종의 유래를 들으면 ‘스타가 될 운명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대학찰옥수수를 개발한 이는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교수를 지낸 괴산군 출신의 최봉호 박사. 그는 1991년에 고향에서 힘들? 농사를짓는 친구들에게 “이것 한번 재배해보라”며 자신이 개발한 종자를 건넸다. 당시 괴산군의 농가 소득이 높지 않았던 터라 그 씨앗이 고향 땅에 풍요를 가져다주길 바랐다. 그렇게 괴산군과 인연을 맺은 대학찰옥수수는 공교롭게도 이 지역 풍토와 찰떡궁합이었다.



[괴산의 풍토가 대학찰옥수수에 안성맞춤]
청천면의 농가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안태기 청천농협 조합장은괴산의 자연환경이 맛있는 옥수수를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라고말했다.


“옥수수는 추운 데선 생육이 힘든 작물이에요. 괴산군은 산간 지역이지만 비교적 따뜻? 준고랭지라고 할 수 있어요.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 추웠다 따뜻했다를 반복하는 동안 당도가 높아져 더 맛있어집니다.”
옥수수의 맛을 결정하는 건 신선도다. 햇옥수수의 맛을 오롯이 즐기려면 따자마자 쪄 먹어야 하는 이유다. 강씨가 아침에 수확한 옥수수를 바로 찜기에 쪄서 가져왔다. 입이 호사를 누릴 시간.한 입 먹어보니 탱글탱글하게 영근 알들이 단물을 쏟아낸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씹는 느낌 또한 차지다. 껍질이 얇아 이 사이에
잘 끼지 않아 먹기도 편했다.올해 대학찰옥수수 수확은 예년보다 조금 늦은 7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이달에 성수기를 맞으며 9월이면 출하가 마무리된다.대학찰옥수수의 가격은 7월 중순 현재 30개들이 한 상자에 1만1000원 수준으로 지난해(1만 원)보다 소폭 올랐다.옥수수를 따러 밭에 가는 강씨를 따라갔다. 도착하자마자 수확할 옥수수를 고르는 그. 기자에겐 다 똑같아 보였지만 내공이 깊은 농부에겐 잘 익은 옥수수가 다 보이는 듯했다. “일일이 봐야 아나. 수염이 까매진 거 보면 대번에 알지. 손으로만졌을 때 물렁하면 아직 더 있어야 해. 이걸 언제 따느냐에 따라서 맛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신경을 써야지.”

[혈당?? 낮은 다이어트 식품]
옥수수는 토코페롤과 비타민B가 풍부하다. 토코페롤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며 비타민B는 무더위에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혈당지수(GI)가 100g당 75인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편이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잘 익은 옥수수로 감칠맛 나는 간식을 만들어보자. 일명 ‘마약옥수수’로 통하는 옥수수 오븐구이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맛이다. 한국인의 인기 안주 콘치즈엔 바질을 넣어 느끼함을 잡았다. 강원도 전통 음식인 옥수수범벅은 투박한 시골의 맛을 닮았다. 달콤한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 깻잎튀김, 초당옥수수 버터밥도 별미다.



[이차영 괴산군수 - “대학찰옥수수로만 200억 넘게 벌어요]
괴산 대학찰옥수수는 5년 연속 파워브랜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괴산군 농민들은 자신이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자긍심이 높다”며 “대학찰옥수수의 본고장은 괴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군수를 만나 괴산군의 옥수수 농업 현황을 들었다.



괴산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옥수수의 고장이다. 옥수수 재배 현황이 궁금하다. 대학찰옥수수는 우리 군 대표 작물이다. 1823농가가1222? 면적에서 재배하고 있다. 올해는 211억원의 소득을 거둘 거로 예상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전에서 5년 연속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지리적 표
시제에 등록하고 웰빙인증을 받는 등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옥수수로 자리 잡았다.대학찰옥수수가 ‘국민간식’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다. 냉동창고 건립, 포장재 지원, 기자재 지원 같은 기반시설 확충에 공을 들여왔다. 앞으로는 판매망 확충에 신경 쓸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와 제휴
하고 농가 직거래와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 튼득을 높여나가겠다.괴산군은 ‘유기농업군’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친환경 농정을 펼쳐왔다. 활동 내용이 궁금하다. 우리 군은 청정 자연환경을 토대로 일찍부터 친환경농업을 육성해왔다. 한살림·흙살림·흙사랑 등 다수의 유기농 관련 단체가 소재하고 있어 집중 육성에 유리한 면이 있었다.2006년에 친환경농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2007년 친환경농업군 선포에 이어 2012년엔유기농업군을 선포했다.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유기농업 육성 및 발전에 모든 군민이 하나가 돼 있다.농업 관련 향후 계획은? ?환?·유기농업군의위상을 높이고 농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애쓰고 있다. 2022년에 열리는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 준비에 박차를 가해 괴산군이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K-유기농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괴산군의 공동브랜드인 ‘괴산순정농부’를 명품 농산물 브랜드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농산물가공지원센터, 미래식품산업연구센터 운영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상용화해 농가소득 증대에 힘쓰겠다.



[옥수수 오븐구이]
<준비하기>
옥수수 2개, 버터 20g, 사워크림 4큰술,소금·고다치즈 조금씩, �a프리카파우더 한 꼬집, 딜 1줄기

<만들기>
1 옥수수에 약간의 소금과 버터 한조각(10g)을 올리고 포일에 싸서 220℃로 예열한 오븐에 5∼7분간 굽는다.


2 ①의 옥수수를 팬에 굽거나 토치로 겉면만 그을린다.


3 ②에 사워크림을 올리고 치즈·파프리카파우더·허브를 곁들여서 먹는다.



[옥수수 깻잎튀김]
<준비하기>
옥수수 1개, 깻잎 5장(물기 제거용 녹말가루조금), 녹말가루 3큰술, 물 1큰술, 소금 조금,튀김용 기름

<만들기>
1 옥수수는 알만 칼로 발라낸다.


2 ①에 소금·녹말가루·물을 넣고 잘 섞는다.


3 깻잎은 ??가 큰 경우 반으로 자른 뒤물기가 없도록 겉면에 녹말가루를 살짝 발라 털어준다.


4 ③에 ②를 한 큰술씩 올린다.


5 팬에 기름을 자작하게 두른 뒤 ④를 옥수수가 떨어지지 않도록 넣고 튀긴다. 뒤집어서 한 번 더 익힌다.



[초당옥수수 버터밥]
<준비하기>
초당옥수수 2개, 불린 쌀 400㎖, 물 450㎖, 소금 ⅓작은술, 버터·참깨 2큰술씩, 간장 2큰술 반

<만들기>
1 옥수수를 세우고 칼로 썰어 옥수수알을 발라낸다.


2 냄비에 불린 쌀을 담은 뒤 물·소금, ①의 옥수수알과 대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3 ②가 끓으면 약불에서 20분간 익힌 뒤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다.


4 완성된 밥에 기호에 맞게 버터·간장·참깨를 넣어 잘 섞는다.



[옥수수범벅]
<준비하기>
찰옥수수 2개, 팥 100ｇ, 물 700㎖,소금 ⅓작은술, 설탕 2큰술

<만들기>
1 팥은 쭉정이를 골라낸 뒤 완전히 잠길 정도의 물에 담가 냉장고에서 12시간 불려준다.


2 냄비에 불린 팥과 2배가량의 물을 붓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물은 버린다.


3 ②에 물 700㎖를 다시 붓고 팥을 삶는다.


4 옥수수는 알갱이만 칼로 바른다.


5 ③이 익으면 ④를 넣고 20분간 익힌 뒤 소금으로 간한다.



[바질 콘치즈]
<준비하기>
옥수수 1개 반, 양파 ¼개, 모차렐라치즈100ｇ, 마요네즈 4큰술, 버터 2큰술,설탕 ½큰술, 연유 1큰술, 바질 조금

<만들기>
1 옥수수는 알을 칼로 바르고 양파는 다진다.


2 볼에 옥수수·양파·마요네즈·설탕을 넣고 버무린다.


3 용기에 버터를 바르고 ②를 담은 뒤 치즈·바질을 올린다.


4 180℃로 예열된 오븐에서 10분간 굽는다. 

[출처]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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