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원을 포함해 산책로, 숲길, 흙길 등 걷기 좋은 길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이 있다. 바로 신발을 벗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걷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뿐만 아니다.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을 앞다퉈 조성하고, 더 나아가 각종 맨발 걷기 축제와 행사까지 개최하고 있다. 맨발 걷기 열풍이 이토록 거세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맨발 걷기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건강 증진 효과에 있다. 최근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 소개된 사례에 의하면, 난소암 수술 후 항암 치료의 후유증으로 류머티즘성관절염이 생긴 A씨는 걷기조차 어려웠지만 꾸준한 맨발 걷기로 관절염을 치유했다. 대장암 진단 이후 혈압 수치 때문에 병원에 다녔던 B씨 또한 맨발 걷기를 시작한 뒤 정상 수치를 되찾았다. 이뿐만 아니다. 맨발 걷기와 신발 신고 걷기 그룹을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맨발로 걸은 그룹은 혈관 지수 건강 폭이 상승하고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북구보건소에서 시행한 ‘100일간 맨발로 걷기’ 프로젝트에서 건강 개선이 필요했던 3명을 관찰한 결과, 3명 모두 맨발 걷기 이후 체지방과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이 감소했고 면역세포인 NK세포 활성도가 놀라울 정도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처럼 맨발 걷기로 건강을 되찾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례는 당장이라도 맨발 걷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맨발 걷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또한 땅과 신체 접촉을 뜻하는 어싱(Earthing)이 유행 중이다. 어싱이란 지구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의미하는데, 몸이나 발 등 신체를 지구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동반되는 각종 건강 증진을 어싱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싱 효과는 음전하를 가진 지구 전기장과 양전하를 띠는 인체 전기장이 맞닿아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음양이 평형을 이루고 신체 균형을 유지시켜 신체를 건강하게 해준다는 이론이다. 맨발로 땅을 밟는 것은 어싱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지구의 표면과 직접 접촉해 자연에너지를 얻고 신체 균형을 맞춰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맨발 걷기와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의 발은 신체에서 가장 힘든 노동을 하는 기관 중 하나로, 1km를 걸을 때마다 약 15톤의 압력을 받는다고 한다. 이 압력으로 심장을 향해 몸의 가장 아래에 몰려 있는 혈액을 펌프질하기 때문에 제2의 심장이라 부르기도 하는 발은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신체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맨발 걷기는 신체 건강 증진에 있어 여러모로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기는 중이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의 혈자리를 자극해 마사지와 지압 효과를 일으킴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막혔던 장기 기능도 일부 개선시킨다. 또한 걷기를 통해 뼈와 근육, 신경, 뇌 등을 자극해 전신의 기능을 맑게 깨워줌은 물론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신체가 완전히 노출된 만큼 관리가 잘된 깨끗한 흙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위험물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기 전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는 것 또한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맨발 걷기의 효과 5

1 혈액순환과 혈압 건강

맨발로 걸으면 하체는 신발을 신었을 때보다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합니다. 또한 발바닥을 지면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압력과 함께 지압 효과가 발생해 혈관 및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압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2 발 근육 및 인대 발달

맨발 걷기는 신발 속에 감춰져 있던 발의 신경을 자극하고 운동시킴으로써 근육 발달은 물론 골격과 인대 근막 강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리 근육의 전반적인 발달을 도와줘 건강한 하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운동신경 향상

한 연구에 따르면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보다 맨발로 걸었을 때 신체 균형 감각을 더욱 발달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직접적인 피부 접촉이 불규칙한 지면을 걸으면서 발생하는 압력 변화에 더 예민하고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4 피로 해소와 스트레스 완화

맨발 걷기를 실천했던 많은 사람이 높아진 수면의 질을 가장 큰 효과로 꼽았습니다. 또한 지압 효과로 마사지를 받은 듯 개운함을 느낄 수 있고, 자연 속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걷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5 면역력 증진

신발이 아닌 맨발로 지면과 직접 접촉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속에 쌓인 활성산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신체에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면역력이 높아집니다.

이런 질환이 있다면

맨발 걷기, 신중하게 시작하세요!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염은 발에 자극을 받을수록 증상이 더 악화됩니다. 증상을 치료한 뒤 맨발 걷기를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당뇨병

지면 때문에 발에 작은 상처나 물집이 생기면 궤양으로 번지거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당뇨병 환자는 맨발 걷기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절염

맨발로 걸으면 체중 부하가 고스란히 발로 갑니다. 따라서 연골, 인대 등이 손상되기 쉬우므로 비교적 푹신한 지면을 골라 매우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