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나무 이야기] 오래될수록 달다

오래될수록 달다

ⓒ민희기 / 감나무 경북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 수령 약 750년
포도나무 나이 10년이면 사람 나이로 환갑 수준이라 한다. 배나 사과도 마찬가지다.
청년 나무에서 맛있는 열매가 달린다. 그런데 감나무는 다르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떫지 않고 단 열매를 맺는다.
그 나이가 자그마치 750여 년이라면, 어떤 맛일까?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엔 ‘하늘 아래 첫 감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고목(古木)이 있다.
750여 년 쉬지 않고 열매 맺은 나무의 이름답다. 세월의 흔적은 줄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줄기 가운데가 썩어 없어져 아예 둘로 갈라졌다.
이대로 살아 있다는 것 자체로 놀라운데, 매해 평균 3,000개의 열매를 맺는 왕성한 생식력도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새로 자라난 가지마다 열매가 가득하다. 짙푸른 잎이 싱싱하다.
최근엔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굵은 가지가 두 개나 부러지기도 했다.
 
감나무의 주인 김영주 씨(70세)는 이 열매로 만든 곶감을 다른 곶감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으로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그에게 감나무가 장수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단번에 답했다. “모르지.”
사실 이 감나무는 재작년에 큰 고비를 넘겼다. 시에서 나무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주변에 가로 길이 10m가 넘는 담장을 둘렀기 때문이었다.
 “뿌리도 상하고 바람도 막혔어. 있는 그대로일 때 잘 자라는 나무였는데 말이야.”
고목이라고 특별히 잘해주는 건 없었다. 타고난 건강을 유지하게 해준 자연과 평범한 보살핌이 있을 뿐이었다.
감나무는 다행히도 1년 만에 보란 듯이 기력을 회복해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750년을 살아온 생명의 힘이었다.
 글 송충만 기자
 

[출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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