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삼성 웹사이트 -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과 접속하라

삼성의 냉장고 푸드쇼케이스는 왜 이너 케이스와 쇼케이스로 냉장실 문을 2개로 나눴을까? 갤럭시S 시리즈는 어떤 디자인 콘셉트로 진행했을까? 디자이너라면 삼성전자의 수많은 제품을 보면서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간 증폭됐던 호기심을 해소할 만한 소식이 있다. 삼성 디자인의 철학, 문화, 이야기를 총망라하는 디자인 전문 웹사이트 디자인삼성을 공개한 것이다. 상품 소개 위주인 기존 사이트에서는 삼성전자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디자인삼성은 한 기업의 디자인 특화 사이트라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깊다.
 
회사 이름보다 ‘디자인’을 먼저 강조한 도메인 이름에서부터 이 사이트의 지향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디자인 메시지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는 웹사이트 이름인 ‘메이크 잇 미닝풀(Make it Meaningful)’에서 잘 드러난다. 디자인삼성은 2011년부터 삼성전자의 3기 디자인 전략인 ‘메이크 잇 미닝풀’을 전면에 내세웠다. 개별적인 제품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디자인 이슈가 아니라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디자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처음 ‘메이크 잇 미닝풀’을 접한 소비자는 이 메시지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그러나 디자인삼성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프로덕트 이야기’와 ‘미닝풀 이야기’에 소개된 이야기를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메이크 잇 미닝풀’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하면 바로 떠오르는 스마트폰과 TV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지역 제품,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삼성전자와 아티스트의 협업,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펼쳐진 다양한 디자인 전시 등 삼성전자의 의미 있는 디자인 활동을 공개한다. 이를 삼성전자의 내부 디자이너 취재를 통해 가공되지 않은 디자인 이야기로 조곤조곤 풀어내는 게 흥미롭다. 그간 보안이 철저했던 삼성전자 내부 디자이너의 생생한 인터뷰와 다양한 스케치 작업을 엿볼 수 있다. 디자인삼성은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을 다양한 볼거리로 드러낸다. 큼직한 섬네일 이미지를 활용해 시원시원하게 화면을 구성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디자인삼성은 삼성전자의 디자인 아카이브 역할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스크린 리더기 개발과 화면 명도 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디자인삼성이 앞으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자인삼성 사이트
발표 시기 2014년 4월
전략 및 기획 삼성전자
개발 범위 웹 디자인, 영상 디자인, 편집 디자인, UX 디자인, GUI 디자인
제작 디자인피버(www.designfever.com)

디자인삼성의 모바일 버전.

Interview
장동훈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사장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을 드러내는 사이트다.”

디자인삼성에서는 내부 디자이너 인터뷰, 디자인 콘셉트, 아이디어 스케치 등 삼성전자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보통 소비자는 제품만이 아니라 제품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이야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삼성은 제품과 디자인이 좋은데, 누가 만들었는지 그 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비밀에 싸여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1971년 디자인실을 신설한 삼성전자의 디자인 역사는 40년이 넘는다. 내부 디자이너만 1000여 명, 상무 이상 디자인
임원이 10명이 넘는다. 1996년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 선언’ 이후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는 한 명의 스타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자인 조직, 디자인 시스템이 이끌어가는 회사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부 디자인 조직이나 디자인 비전을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공개하려 한다.
삼성전자 디자인과 디자이너는 그간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다. 디자인삼성을 통해 공개해야겠다고 결정한 계기가 있나?
전반적으로 소통과 투명성이 중요한 시대다. 또한 디자인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앞으로는 감추는 것보다 공개해서 얻는 게 더 많은 시대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아카이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디자인을 보여주고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 디자인삼성의 갈 길이 아직 멀지만 좀 더 인간미가 느껴지는, 쌍방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적으로 삼성의 디자인 철학을 강조한 전시를 다양하게 펼쳐왔다. 이렇듯 디자인 철학을 강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트렌드는 유행에 따라 수시로 변하지만 철학은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오래된 기업, 큰 기업이 되려면 헤리티지와 철학이 아주 중요하다. 제품 스펙으로 소통하는 건 한계가 있다. 기업의 철학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발전하는 중에도 변하지 않는 초심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디자인 철학이다. 디자인 철학이 확실해야 흔들리지 않는 기업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도 디자인 철학을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 1000명이 넘는 디자이너가 매년 수많은 신제품을 디자인한다. 디자인 철학이 제대로 정립돼야 각기 다른 제품을 개발해도 디자인의 방향성이 생긴다. 또한 디자인이 좋은 회사로 자리매김하려면 스토리나 이미지의 보완도 필요했다.
사내 디자이너만 1000명이 넘는다는 게 놀랍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전략은 제품의 스타일을 중요시한 제1기, 감성 경험 디자인을 강조한 제2기를 지나 이젠 제3기 시대다. 디자인 역시 계속 진화하고 확장한다. 예전에는 제조 회사의 디자인이라면 제품 디자인이 전부였다. 지금은 리서치, 제품, UX, 전략 등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모든 디자인 관련 부서가 통합적인 경험을 주기 위해 통합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디자인삼성은 ‘메이크 잇 미닝풀’을 내세운다. 이 메시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메이크 잇 미닝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편하다’, ‘아름답다’라고 느끼는 걸 넘어 제품을 통해 더 큰 가치나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갤럭시 노트는 그냥 덩치 큰 스마트폰이 아니다. ‘스마트 다이어리’라는 개념을 제안했기 때문에 펜이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 수첩,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모두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를 하나로 모아보고 싶었다. 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 위에 커버를 씌우니 딱 수첩 크기였다. 처음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는 ‘스마트 다이어리’라는 이름을 제안했지만 마케팅 팀과의 협력을 거쳐 갤럭시 노트가 됐다. 갤럭시 노트가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로서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Interview
안용일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상무
“제품 광고가 아닌 삼성전자의 디자인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보여주려 한다.”

디자인삼성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에서 출발하여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라는 디자인 철학과 지침을 1996년 발표했다. ‘사용자에서 출발하여’라는 말에는 소비자와 함께, 소비자의 니즈를 담아내는 디자인을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은 베일에 싸여 있는 기업 최대의 보안 구역이었다. 이제 보안만큼 중요한 것이 소비자의 마음과 감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디자인삼성은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제품에 반영하는 등 소비자와 함께 디자인 문화를 이루어가고자 하는 시도다.
‘디자인삼성’이란 간결한 이름에서부터 디자인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엿보인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자각한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디자인에 전략과 기획의 개념을 도입했으며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추구해왔다. 그에 따라 2001년 디자인경영센터를 발족했다. 디자인삼성이란 사이트 이름은 경영 전반에서 디자인을 중요시하고 선도하는 기업의 사이트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여주려 했나?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제품이 정확히 몇 개인지 알 수 없다. 이 모든 제품을 다 소개하려는 건 아니다. 내부 디자이너에게 제품에 담긴 이야기와 디자인 의도, 콘셉트를 들은 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별한 제품을 공개한다. 철학과 가치를 담은 디자인,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일상생활의 가치를 더하는 디자인, 모든 사람이 공명을 이룰 수 있는 디자인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디자인삼성에는 디자이너의 생각이 가장 잘 나타날 수 있도록 기획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케팅과 차별화하기 위해 제품 촬영을 다시 하기도 하고, 디자인 관점에서 인터뷰를 따로 진행하기도 한다. 제품 광고가 아닌 디자인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

Interview
노진영 디자인피버 대표
“디자인이 주제인 사이트라 시각적인 완성도가 중요했다.”
대다수의 기업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디자인을 문자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고,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정보 과다 현상을 불러오게 된다. 우리는 삼성전자의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해 ‘콘텐츠 해체’와 ‘디테일 집중’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서 ‘해체’란 한 제품의 모든 특장점을 설명하기보다 해당 제품의 디자인에 녹아든 철학이나 콘셉트에 맞게 콘텐츠를 분리하고 강조해 보여준다는 뜻이다. 그래픽,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성하려 했다. 더불어 사이트 주제가 디자인인 만큼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서 시각적 완성도가 가장 중요했다.
 

[출처] 월간 디자인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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